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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파스트] 후기 - 혼란스러운 시대였음에도 정겨움으로 고향을 추억하는 그만의 포근한 노스탤지어

Anydevil 2022. 8. 21. 18:44

출처 - IMDb

본 영화는 1969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살고 있는 9살 소년 버디와 그의 가족들이 청교도와 개신교 간의 종교 분쟁으로 인한 폭동으로 삶이 위험에 처해지자 그들의 고향인 벨파스트를 떠나야하나 고민하는 상황 속에서 겪는 소소하면서 특별한 일상을 다룬 영화입니다.

 

출처 - IMDb

북아일랜드의 수도이자 최대도시인 현재와는 다르게 조그마한 촌동네에 불과했던 1969년 벨파스트,

 

9살 소년 버디는 평소와 같이 친숙한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던 중 벨파스트에 거주하는 청교도인들을 향한 극우 개신교 세력들의 격렬한 폭동을 목격하고 서둘러 집으로 피신하는데요.

 

폭동은 청교도인들 뿐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개신교인들에게도 피해가 전해지고 폭동이 일어나지 않고 잠잠해지나 싶으면 극우 개신교 세력으로부터 그들에게 협력하라는 협박까지 발생해

 

대부분의 벨파스트 주민들은 직접 바리케이드까지 쌓고도 매일매일을 두려움과 불안감 속에 살며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하나 고민에 빠집니다.

 

이러한 상황은 버디와 그의 가족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벨파스트는 가족들 모두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의 이주는 고민조차 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살아가는데요.

 

출처 - IMDb

하루빨리 폭동이 끝나기를 매일밤 간절히 기도하는 버디에게는 그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같은 반 친구인 캐서린을 향한 짝사랑인데요.

 

성적순으로 자리를 배치하는 반 시스템에 따라 어떻게든 우등생인 그녀의 옆자리에 앉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고 캐서린의 집 위치도 알지만 직접적으로 말을 건네지 못하고 멀리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순정남 버디.

 

이와중에 평소 벨파스트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의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고 2주에 한 번 꼴로 집으로 가족들을 만나러 오던 버디의 아버지에게도 직접적으로 극우 개신교 세력으로부터의 협박이 들어오고

 

경제적인 사정 또한 악화되어 버디의 아버지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슬슬 자신의 가족들의 건설 현장 지역으로의 이주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출처 - IMDb

그렇게 벨파스트가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하루하루 그의 나이대에 맞는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버디와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들로 골머리를 앓아가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버디의 부모의 모습과 그 해결과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69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격렬한 폭동에 처한 상황이라 이에 집중하여 시종일관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감독인 케네스 브레너가 집중한 것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해맑고 순수했던 소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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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에 빠져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그녀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모습,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도 신혼부부처럼 아내를 열렬히 사랑하는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연애상담을 받는 모습,

 

지나가는 길에 이웃들과 친구들에게 사이좋게 인사하는 모습, 호기심과 친구의 권유로 일탈을 시도해보는 모습, 가족들과 함께 극장으로 가서 영화를 즐기는 모습 등 개구쟁이 9살 소년을 중심으로

 

소소하면서도 화목한 장면들을 주로 보여줌으로써 고향인 벨파스트에서의 여러 추억들 중에서 최대한 좋은 추억만을 간직하려한 의도가 엿보였는데요. 

 

출처 - IMDb

이러한 모습들은 비록 지역과 문화가 다르지만 만국 공통의 고향에 대한 정겨움과 가족간의 화목함을 보여주어 왠지 모를 동질감과 공감의 시선으로 영화를 감상하게끔 하였습니다. 

 

이는 재작년에 개봉한 2차 세계대전 배경의 [조조 래빗]을 떠올리게 하였고 현재의 모습은 컬러로 표현하면서도 주로 보여지는 과거의 모습은 흑백으로 영화를 연출함으로써 과거라는 시간대에 더 몰입하며 감상할 수 있었네요.

 

출처 - IMDb

이렇게 되도록 영화를 흐뭇하게 감상하도록한 연출에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의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영화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는데요.

 

우선, 버디 역의 주드 힐은 정말 천진난만한 9살 소년의 모습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연기하여 이것이 연기인지 정말 동네 꼬마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촬영한건지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순진무구하면서도 가족을 생각하는 속깊은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고 대견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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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여느 할머니와 같은 모습을 연기한 할머니 역의 대배우 주디 렌치, 부모보다도 귀여운 손자의 주된 말상대가 되어주며 애정어린 조언을 해주는 위트 있는 할아버지 역의 시아란 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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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앞에서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남편과 대화하거나 통화할 때면 가족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불안함과 공포심을 토로하면서도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에 괴로워하는 엄마 역의 카트리나 밸프,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가장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현재 상황에 대해 최대한 냉정하게 판단하려는 아빠 역의 제이미 도넌까지 너무나도 완벽하고 리얼한 연기를 선보여 영화가 끝날때까지 집중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연출과 배우들의 정감가는 연기를 바탕으로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의 혼란스러운 시대였음에도 순수한 어린 시절에 느꼈던 정겨움과 화목함을 통하여 고향을 추억하는 그만의 포근한 노스탤지어 영화였네요. 

 

이미 수많은 시상식들에서 노미네이트되고 수상까지 한 것이 충분히 납득가능한 완성도의 훌륭한 영화였고 많은 분들이 흐뭇하게 감상하실 명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