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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후기 - 떠난 이들을 보내는 숭고한 이들의 이야기 본문
본 영화는 갑작스럽게 백수 신세가 되어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한 남자가 얼떨결에 납관사(장례지도사)로 취업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첼로를 배워 도쿄의 한 오케스트라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던 '다이고'는 아내 몰래 대출까지 받아가며 값비싼 첼로를 장만해 일해왔지만 갑작스러운 오케스트라의 해산으로 일자리를 잃습니다.
갑작스러운 실직과 본인의 첼로 연주 실력에 대한 자신감 하락으로 본인의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던 첼리스트를 그만두고 아내 '미카'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다이고는 당장 먹고살기 위한 돈벌이를 마련하기 위하여 신문에 올라온 구인광고들을 살펴보는데요.
그러던 중 여행 도우미를 뽑는다는 한 구인광고를 보고 바로 해당 회사로 연락하여 면접을 신청한 다이고는 바로 다음날 면접을 보기위해 회사로 향합니다.
하지만 공고와는 다르게 회사의 사장인 '이쿠에이'는 다이고가 예상한 여행사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을 내놓는데요.
알고보니 오류로 구인광고의 문구에서 한 단어가 인쇄되지 않았고 다이고가 지원한 회사는 여행사와는 확연히 다른 분야인 장례와 관련된 납관회사였습니다.
이와중에 면접을 시작한지 1분도 안 되서 이쿠에이는 다이고에게 합격 통보를 전달하는데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다이고지만 생각보다 높은 급여와 이쿠에이의 적극적인 권유로 미카에게는 취업 사실만 알리고 직종에 대해는 비밀로 한 채 납관회사를 다니기로 결심합니다.
첫 출근부터 이쿠에이의 지시로 범상치 않은 업무를 얼떨떨하게 소화하고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죽음의 현장에서는 태어나서 처음보는 시체의 모습과 견디기 힘든 악취에 다이고는 너무나도 힘들어 하는데요.
하지만 유족들이 보는 앞에서 시체를 소중히 다루며 정성스레 몸을 닦고 염을 하는 이쿠에이의 모습과 이에 감동하여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는 유족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다이고는 납관사라는 직업에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혼자서도 납관 절차를 수행할 수 있게 된 실력을 갖춘 다이고지만 비밀로 하던 납관사라는 직업을 눈치챈 미카의 거부감으로 난감해지는 와중에 납관사라는 직업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들까지 쏟아져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는 다이고인데요.
뒤늦게 알게된 납관사라는 직업에 대한 숭고한 직업정신과 시체를 다루기 때문에 불결하다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 사이에서의 갈등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불행한 과거와 직면하는 다이고의 우여곡절이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영화의 국내 제목은 굿바이지만 원제는 '보내다'라는 뜻의 오쿠루와 '사람'이라는 뜻의 비토가 합쳐진 오쿠리비토, 즉 '보내는 사람'인데요.
제목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듯이 영화는 가슴 아프게 죽은 이를 보내는 유족과 유족이 죽은 이를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납관사에 대해 다뤘습니다.
각자 다른 사연이지만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슬픈 운명으로 인하여 소중한 사람의 싸늘한 시체를 바라보는 상황은 평소에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이들마저도 무너뜨릴 만큼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고 죽은 이와 인연이 없어도 슬퍼하는 유족을 바라보는 이들마저도 마음 아프게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데요.
이러한 고통스러운 이유로 보통 사람들이라면 기꺼이 하기 힘든 납관 과정을 대충하지 않고 너무나도 정성스럽게 시체를 닦고 염하며 생전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꾸며주는 납관사의 존재가
얼마나 귀중하고 고마운지 영화는 다양한 사연 속에서도 한결같이 직업정신을 발휘하는 그들의 모습을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들의 마음 속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또한, 죽은 이와의 관계가 우호적일때는 평소 익숙함에 잊고 있었던 죽은 이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게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되돌아 보게 하였고
죽은 이와의 관계가 다소 적대적이었어도 죽음에 이르어서야 끝내 전달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달하게 함으로써 또 다른 울림을 전달했고요.
대체로 따뜻하고 잔잔한 분위기이지만 이를 환기시키는 소소한 유머로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었고 히사이시 조의 첼로를 바탕으로 한 클래식 ost들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그리고 자연스러운 연출의 조화로 몰입감 높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보기에 아주 만족스러웠고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수상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명작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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