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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지옥의 묵시록] 후기 - 생생한 현장감으로 기가 다 빨리는 지옥의 전쟁 공포 체험 3시간 본문
공포... 공포... - 극중 '커츠 대령'의 대사
본 영화는 비밀스러운 특수 임무들을 주로 맡아온 미군 공수 부대 소속 윌러드 대위가 또 다시 미군 사령부의 명령에 의하여 평소 그가 받아왔던 임무와는 색다른 특수 임무를 부여받고 임무 수행을 위해 목적지인 캄보디아로 향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1969년, 여전히 베트남 전쟁이 진행되고 있던 시기에 특수 임무를 마치고 베트남 사이공의 한 숙소에서 쉬고 있던 윌러드는 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술에 의존하며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윌러드를 사령부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은 연락장교와 병사가 만신창이인 그를 찾아와 사령부로 데려가는데요. 다행히도 멀쩡한 상태로 사령부에 도착한 윌러드는 적군이 아닌 같은 미군 소속인 커츠 대령을 암살하라는 특수 임무를 받습니다.
적군이 아닌 아군을 처치하라는 명령에 당황하는 윌러드지만 사령부는 비인간적이고 아군까지 죽이는 커츠의 엽기적인 행보를 알려주는 동시에 그의 녹음 테이프까지 들려주며 윌러드를 이해시키는데요.
결국, 베트남 넝강을 거슬러 올라가 캄보디아에 위치한 커츠의 왕국에 도착하여 그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윌러드는 4명의 병사와 함께 머나먼 여정을 떠나기 시작합니다.
커츠의 왕국으로 향하는 도중 윌러드와 그의 병사들은 크게 4군데의 장소를 거치게 되는데요.
첫번째로 도착한 곳은 킬고어 중령이 이끄는 제9항공 기병연대가 전투중이었던 베트남의 한 마을입니다. 호탕한 성격의 킬고어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병사들과도 잘 어울려
언뜻 훌륭한 지휘관으로 보이지만 죽어가는 병사들 속에서도 강력한 위력을 가진 네이팜 탄의 냄새를 좋다고 표현할 정도로 전쟁에 미친 전쟁광이었는데요.
총성이 울려퍼지고 폭탄이 터지든 그가 좋아하는 취미인 서핑을 할 생각만을 하고 막강한 화력으로 밀어붙이는 자비없는 공격속에서 헬리콥터에 달린 스피커를 통하여
미군이 이곳을 공격하는 것은 평화를 위함이라는 음성을 들려주고 죽은 적군의 시체들을 나무에 매다는 등 비인간적인 사이코적 면모를 과시합니다.
그의 영향으로 그의 병사들도 이를 당연한듯이 여기며 행동할 정도로 엄청난 가스라이팅을 보여주는 킬고어는 심지어 다음 공습에서 바그너 음악 속에서 헬리콥터 군단을 지휘하고
처참한 전쟁 현장 속에서도 서퍼출신 병사들에게 전쟁하기 싫으면 서핑을 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그의 광기의 절정을 보여주는데요. (이런 킬고어도 커츠에 비하면 약한 수준이었다니..)
킬고어의 광적인 모습에 경악하는 윌러드와 그의 병사들은 공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황급하게 자리를 피하고 커츠를 겪기 전의 정신 훈련으로 생각하며 진정하는 윌러드입니다.
두번째로 도착한 깊숙한 정글 속에 숨어있는 미군의 위문 공연장에 도착해 잠시나마 행복함을 느끼는 윌러드와 병사들이지만 그것도 한 순간일뿐 공연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함과 우울함은 그들의 정신을 더 괴롭힙니다.
이후 도착하는 칠흑 같은 암흑속에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미친 정신상태로 전투하는 병사들의 모습을 통하여 전쟁의 참혹함을 더 강렬하게 선사하는 두 렁 다리와
위문 공연장처럼 그들의 기나긴 여정속 휴게소 같지만 끝내 씁쓸함을 남기는 프랑스인들의 농장까지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과 모순을 생생한 현장감 속에서 여지없이 보여주는데요.
마침내 도착한 캄보디아에 있는 커츠의 왕국에서 만난 보기만 해도 엄청난 카리스마와 광기를 풍기는 영화의 최종 보스 커츠는 사이비 종교의 주교를 연상시키며 절정의 공포를 선사합니다.
세기의 명작 [대부] 시리즈의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전쟁 영화인 본 영화는 제작 기간만 3년이 넘을 정도로 참혹한 전쟁의 현장감을 생생하기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돋보였는데요.
실제로 네이팜 탄을 터뜨렸을 정도로 리얼하게 촬영했기에 모든 전투 시퀀스들이 영화가 아닌 카메라맨이 겁도 없이 전쟁의 현장을 가까이서 찍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풍겼고
특히 사운드에 때려 맞고 휘둘린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정말 전쟁 현장에 와있는 듯한 사운드가 너무나도 최고였습니다. (살면서 본 영화 중 최고의 사운드라 할 수 있을 정도.. 👍👍)
저는 MX관에서 감상했는데 시작부터 돌비 애트모스의 빵빵한 출력와 사운드의 방향성이 느껴지는 헬기소리가 돋보인 오프닝 시퀀스에서 정말로 헬기가 내 위로 지나가는 듯한 생생함을 받으며 말그대로 사운드에 압도당했습니다.
이후에도 날카로운 총성소리와 병사들의 비명소리 등 모든 사운드들이 '너는 극장이 아니라 전쟁 현장에 있는거야' 라고 최면거는 것처럼 엄청난 생생함으로 들려오는데
사운드가 주는 압박감에 감탄하면서도 그만큼 피곤함이 엄청나게 몰려왔을 정도였네요.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인 바그너의 음악과 함께 진격하는 헬기들의 공습 장면은 사운드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
게다가 저는 돌비시네마가 아니어서 돌비 비전이라는 최고의 화질로 감상하지 않았는데도 원본이 괜찮게 리마스터링이 된건지 요즘 나온 영화처럼 깨끗한 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더 영화가 아닌 현장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은 진짜 군인이 아닌지 혹은 진짜 미친거 아닌지 싶은 배우들의 연기였는데요.
영화의 주인공인 윌러드 역의 마틴 쉰은 시작부터 정신 나간듯한 모습을 보이다 본격적인 임무 투입부터는 영화의 등장인물 중 제일 멀쩡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전쟁의 참혹함으로 인하여 다시 정상과 비정상 상태를 왔다갔다하는 명연기로 영화를 완벽하게 이끌었습니다.
또한, 윌러드의 병사들로 출현한 앨버트 홀, 프레드릭 포레스트, 샘 보텀스, 로렌스 피시번의 초반에는 젊음으로 활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다 점점 전쟁이 선사하는 무자비한 공포에 잠식되어 미쳐가는 연기는
전쟁의 참혹함이 정신적으로 사람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어 관객들에게 안타까움과 동시에 전쟁에 대한 공포감을 전달하기에 너무나도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짧은 분량에도 인상깊은 연기로 전쟁광의 기괴함을 선사한 킬고어 역의 로버트 듀발과 말 없이 가만히 있어도 어둠과 함께 [대부]때와는 또 다른 묵직한 카리스마로 최종 보스다운 모두를 압도하는 공포를 선사한 커츠 역의 말론 브란도의 연기는 소름 그 자체였고요.
이외에도 잠깐씩 출연하는 병사들을 연기한 단역 배우들의 연기마저도 정말 소름돋고 리얼했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완벽했습니다.
리얼한 전쟁 상황 뿐만 아니라 안그래도 묵직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말론 브란도의 연기력에 어둠으로 인하여 얼굴이 보일 듯 말 듯하게 함으로써 더 공포감을 심어주는 촬영 기법들도 요즘 영화들과 비교하여도 상당히 훌륭했고요.
넘사벽 스펙에 편한한 미래를 보장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만의 왕국을 세워 군림하는 커츠를 포함한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미친 상태로 몰아가는 전쟁의 참혹함과 공포감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표현해낸 역대급 전쟁 영화 명작이었습니다.
[덩케르크], [1917]도 이 작품 앞에서는 그저 흥미진진한 전쟁 영화일뿐이라 느껴질 정도로 이보다 리얼한 전쟁 영화가 또 있을까 그리고 또 나올 수 있을까 싶은 미친 현실감과 공포감으로 관객들을 기 빨리게 하는 명작이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앞서 수없이 언급했지만 현장감 넘치는 무시무시한 사운드가 최고의 장점인 영화이니 돌비시네마까지는 아니어도 꼭 최소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곳에서 관람하는 것을 강추드립니다.
P.S. 왠만해서 영화보고나서 기 빨리거나 피폐해지는 일이 없었고 그런 경험을 했던 영화는 [레퀴엠]과 [킬링 디어] 정도였는데 정말 오랜만에 그 기분을 느꼈네요.
엄청난 명작이긴 하지만 영화가 주는 압박감과 공포감으로 또 다시 관람하는 것은 도저히 시도할 엄두가 안날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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